비트코인, 블록체인, 가상화폐 등등 뉴스나 주위 사람들의 대화에서 자주 들리지만 정작 "이게 뭔지" 물으면 선뜻 설명할 수 없었던 나에게, 이 책은 꽤 유용한 입문서였다. 이 책은 쉬운 용어로 구성하여 비트코인의 전반적인 개념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나는 가상화폐 투자에 막연한 호기심이 있었지만, 기술적 용어나 복잡한 구조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딱 ‘가상화폐 세계에 첫 발을 들여놓고 싶은 사람’을 위한 징검다리 같았다.
비트코인 정의
비트코인은 국가나 중앙은행이 발행하지 않은 ‘디지털 화폐’이자 ‘탈중앙화된 전자화폐’다.
책에서는 비트코인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기존 화폐처럼 중앙은행이 존재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개인들끼리 직접 송금할 수 있는 일종의 ‘P2P 화폐’라고 볼 수 있고, 은행이나 카드회사 같은 중간 매개체가 필요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비트코인 구조
- 블록체인(Blockchain)
모든 거래 내역을 기록한 ‘공공 장부’
누구나 열람할 수 있고, 위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보안성을 가지고 있다. - 지갑(Wallet)
비트코인을 저장하고 사용하는 수단.
현실의 지갑과 달리, 개인 키(Private Key)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보관하고 전송할 수 있다. - 주소(Address)
계좌번호처럼, 다른 사람이 나에게 비트코인을 보내기 위해 사용하는 식별자다.
비트코인 특징
- 탈중앙화
특정 기관이 통제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나 은행, 카드회사 등의 개입 없이 자유롭게 운영된다. - 투명성과 익명성의 조화
거래 내역은 블록체인에 모두 공개되지만, 실명 대신 주소(해시값)로 기록되어 사용자의 신원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 공급량 제한
총 발행량은 2,100만 개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희소성이 있고, ‘디지털 금’으로도 불린다. - 디지털 기반
실물이 없고 전적으로 인터넷 기반에서만 존재하는 화폐이다. - 국경 없음
전 세계 어디서든 송금 가능하며, 은행이나 환율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채굴
책에서 채굴은 "비트코인을 얻는 방법이자, 시스템을 유지하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 무엇을 하는가?
새로운 거래가 생길 때 이를 검증하고,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일을 컴퓨터가 수행해. 이 과정에서 복잡한 수학 문제를 푼다. - 보상은?
문제를 가장 먼저 푼 사람(혹은 컴퓨터, 즉 채굴자)은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지급받는다. - 왜 중요한가?
채굴이 없다면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유지될 수 없다. 거래가 신뢰를 얻고, 시스템이 돌아가게 만드는 중심 역할이다.
책에서는 이 과정을 마치 ‘회계 담당자들이 서로 경쟁해 장부에 거래를 기록하려는 모습’처럼 설명한다.
책의 가장 좋았던 점은 설명이 정말 쉽다는 것이다. 저자 다카하시 료테쓰는 처음부터 "어려운 말은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듯, 비트코인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개념들만 선별해서 아주 간단한 언어로 풀어낸다. 특히 비트코인의 역사, 왜 비트코인이 필요하게 되었는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등 초보자가 헷갈릴 만한 부분을 사례 중심으로 찬찬히 설명해준다. 기술책이라기보다 ‘교양서’에 가까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블록체인에 대한 설명 부분도 인상 깊었다. 블록체인에 대한 정의를 인터넷에 검색하면 "P2P(Peer to Peer) 네트워크를 통해서 관리되는 분산 데이터베이스의 한 형태"라고 나온다. 대략적인 개념은 알 것 같으면서도 추상적으로 다가온다. 책에서는 그림으로 구성된 구조도로 복잡한 수식이나 알고리즘 없이도 "이 기술이 왜 중요한지", "기존의 중앙 집중 방식과 무엇이 다른지"를 명확하게 짚어준다. 나는 이걸 읽고 나서야 비로소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대상이 아니라,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도전이자 실험이라는 걸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건, 가상화폐를 ‘돈 버는 도구’로만 보던 시각이 조금은 바뀌었다는 것이다. 물론 책 후반부에서는 투자 관련 조언도 다루지만, 저자는 비트코인을 단지 투자 수단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미래의 화폐 시스템에 대한 실험’으로 바라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 점이 다른 가상화폐 관련 책들과 구별되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책 한 권만으로 모든 걸 이해할 순 없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논쟁은 워낙 깊고 넓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초 개념을 정리하고, 이 분야에 대한 공부의 출발점을 찾는 데 있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